남한 정착 기간에 따른 북한이탈주민의 치과의료 개선 요구와 의미망 탐색
Exploring dental care improvement needs and semantic networks among North Korean defectors by length of settlement in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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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ed to explore the problems and needs of North Korean defectors in accessing dental care in South Korea by analyzing open-ended survey responses with Word2Vec, and to derive implications for oral health support strategies.
Materials and Methods
A cross-sectional survey was conducted among 200 North Korean defectors in South Korea. Of these, 133 respondents who answered an open-ended question on improving dental care utilization were included in the text analysis. Data were analyzed using frequency analysis and Word2Vec in a Python-based Google Colab environment. To improve stability, the model was trained 10 times with random seeds, and only neighboring words reproduced in at least 70% of runs were interpreted. Subgroup analyses were performed according to settlement period in South Korea (≤10 vs. ≥11 years).
Results
Although overall satisfaction with dental care in South Korea was high, “cost” emerged as the most frequent and central keyword, linked with “burden,” “high cost,” and “dental implants.” “Consultation/Education” was associated with “understanding,” “be unable to,” and “lack,” indicating gaps in comprehensible communication. Respondents with ≤10 years of settlement showed greater needs related to insurance, language, and service adaptation, whereas those with ≥11 years of settlement showed more concentrated concerns about financial burden, policy support, and persistent communication gaps.
Conclusion
Despite high reported satisfaction, North Korean defectors’ dental care experiences in South Korea were shaped by persistent economic and communicative barriers. These findings suggest the need for financial support for high-cost treatments, health literacy-sensitive and culturally tailored explanations, and settlement-stage-specific support strategies.
서론
최근 대한민국 사회는 북한이탈주민을 인도주의적 보호나 일시적 지원의 대상으로 보던 관점에서 나아가, 실질적인 사회 통합의 주체이자 공동체의 핵심 구성원으로 재인식하는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2024년 ‘북한이탈주민의 날’이 국가 기념일로 제정된 것은, 남한 사회 정착 과정에 필요한 제반 권리를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는 확고한 정책적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라 할 수 있다[1]. 이러한 흐름 속에서 북한이탈주민의 ‘건강권’ 보장은 이들의 사회적 안녕과 사회 통합을 위한 선결 과제로서, 그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2,3].
건강의 여러 영역 중에서도 ‘구강건강’은 삶의 질과 직결되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2,3]. 이에 선행연구들은 역학적 실태와 삶의 질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접근을 통해 북한이탈주민의 구강건강 불평등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보고하였다. 구체적으로, 하나원 입소자의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4,5], 재북 기간 동안 적절한 의료적 개입이 이뤄지지 못하여 북한이탈주민의 구강 상태는 ‘방치’와 ‘치아 상실’의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북한이탈주민의 연령이 증가할수록 일반 남한 주민과의 구강건강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자들은 남한 정착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 지원과 예방 교육이 병행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또한 임상 지표와 삶의 질의 관계를 규명한 연구에서는[6,7] 구강건강 상태가 나쁠수록 저작 곤란, 통증, 심리·사회적 위축이 심화되고 구강건강 관련 삶의 질이 유의하게 악화된다는 점을 보고하면서, 구강건강을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정책에서 중요한 축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것과 이들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구강건강관리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일관되게 강조하였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의 높은 미충족 치과의료 실태를 제시함으로써[6], 이들의 구강건강 취약성을 규명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가시화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주로 구강건강 수준, 미충족 치과의료, 삶의 질과 같은 결과 지표를 통해 북한이탈주민의 취약성을 규명하는 데 집중해온 반면[4-7], 실제 치과의료 이용 과정에서 이들이 경험하는 어려움과 중요하게 인식하는 개선 요구를 분석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였다. 특히 북한이탈주민은 북한에서의 열악한 의료·치과의료 경험을 지닌 채[8-10] 남한의 고도화 된 치과의료체계를 접하게 되므로, 치과의료에 대한 인식과 이용 장벽의 양상이 일반 인구와는 다른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선행연구들을 통해 ‘북한이탈주민의 구강 상태가 나쁘다’는 현상적 사실은 확인할 수 있을지라도, 남한 치과의료 이용 과정에서 이들이 실제로 중요하게 인식하는 문제와 요구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최근 텍스트 데이터의 급격한 증가와 더불어 이를 효과적으로 분석하는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NLP) 기법의 중요성과 활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11]. 그 중 Word2Vec(word to vector)은 대규모 텍스트 내 단어들의 의미적, 언어적 관계를 수치로 모델링하는 대표적인 단어 임베딩(word embedding) 기법으로, 구글 연구팀이 제안한 이후 자연언어처리 전반에서 핵심 알고리즘으로 자리 잡았다[12]. Word2Vec은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에 기반한 비지도 기계학습(unsupervised machine learning)을 통해 단어 간 공동 출현(co-occurrence) 관계를 학습하여, 특정 단어와 함께 사용되거나 유사한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를 인접한 벡터로 배치하고, 코사인 유사도(cosine similarity)를 통해 단어 간 의미적 근접성을 산출한다[13].
즉, Word2Vec은 단어의 의미·문맥 유사도를 산출하고 단어 간 관계를 통해 의미를 파악하기 때문에, 짧은 자유서술 텍스트에서도 단어 간 관계와 의미적 인접성을 구조적으로 탐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14]. 또한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단어의 빈도분석이나 공동 출현 네트워크 분석보다 더 정교하게 단어 간 의미적 유사성과 맥락적 관계를 정량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15].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연구에서도 Word2Vec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대통령 연설문을 통한 ‘문화’ 개념의 변천 분석15), 언론 텍스트에서 ‘분노’의 의미 탐색[16], 게임 및 영화 리뷰 분석을 통한 대중의 인식과 사회적 특성을 분석한 연구[17,18] 등이 그 사례이다.
이에 본 연구는 북한이탈주민이 남한 치과의료 환경에서 경험하는 문제와 요구를 탐색적으로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남한 치과의료 이용 개선 요구사항에 대한 개방형 응답을 텍스트 자료로 활용하여 Word2Vec 기법으로 분석함으로써, 북한이탈주민의 언어 패턴에 내재된 핵심 개념과 의미적 맥락, 그리고 반복적으로 표출되는 주요 관심사와 요구를 구조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나아가 이를 토대로 북한이탈주민의 치과의료 이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심리적·구조적 장벽을 완화하고 긍정적 이용 경험을 촉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구강건강 지원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상 및 방법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수행되었다(승인번호: S-D20230020).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삶의 질 및 통일의식을 조사한 선행연구들은, 개인정보 보호와 신변 노출 위험 등의 문제로 인해 대부분 눈덩이 표집(snowball sampling) 방식을 활용하였으며, 표본 크기는 대체로 100명에서 300명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19,20]. 본 연구는 이러한 선행연구의 방법론적 경향과 조사 환경을 고려하여, 국내 거주 중인 만 19세 이상 북한이탈주민 200명을 대상으로 눈덩이 표집 방법을 적용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자료 수집은 2024년 1월부터 2월까지 진행되었으며, 설문지는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남한 치과의료 이용에 대한 만족도, 남한 치과의료 이용에서 개선 요구사항을 묻는 개방형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총 200부의 설문지가 회수되었으며, 이 중 개방형 문항에 응답하지 않은 67부를 제외하고, 개방형 문항에 응답한 최종 133부를 본 텍스트 분석에 포함하였다.
일반적 특성 변수는 다음과 같이 범주화하였다. 성별은 남성과 여성으로, 연령은 10세 단위 연령군으로 분류하였다. 남한 거주 기간은 5년 단위로 구분하였으며, 거주 지역은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수도권, 영남권, 충청권, 호남권으로 범주화하였다. 북한과 남한에서의 교육 이력을 모두 포함한 최종 학력은 중학교 졸업 이하, 고등학교 졸업, 대학교 졸업 이상으로 범주화하였다. 주관적 사회경제적 지위는 ‘낮음’, ‘중간’, ‘높음’의 세 범주로 측정하였고, 남한 치과의료 이용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불만족’, ‘불만족’, ‘만족’, ‘매우 만족’의 4점 척도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치과의료 이용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개선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남한의 치과의료 이용 개선을 위한 건의 사항이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작성해 주십시오.”라는 개방형 문항을 포함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IBM SPSS Statistics ver. 28.0.(IBM Corp, Armonk, NY, USA)을 이용하여 빈도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각 변수의 빈도와 백분율을 산출하였다. 개방형 질문을 통해 수집된 텍스트 데이터 분석의 모든 과정은 Python 기반의 Google Colab 환경에서 수행하였다. 분석 절차는 형태소 분석, 데이터 전처리, 단어 빈도 분석, 그리고 Word2Vec 임베딩 분석 순으로 진행하였다. 형태소 분석에는 한국어 형태소 분석 패키지인 Kiwi(Korean Intelligent Word Identifier)를 사용하였으며, 전처리된 코퍼스는 Gensim 라이브러리를 활용하여 단어 빈도 분석과 Word2Vec 분석을 실시하였다. Word2Vec 모델의 하이퍼파라미터 설정은 한국어 단어 임베딩 최적화에 관한 선행연구[11]를 참고하여 설정하였다. 구체적으로, 학습 알고리즘은 중심 단어를 이용해 주변 단어를 예측하는 skip-gram 방식을 채택하였고, 단어 벡터 차원은 300, 문맥 윈도우 크기는 5, 최소 출현 빈도는 1, 반복 학습 횟수는 100으로 설정하여 모델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추가적으로, 소규모 코퍼스에서 학습된 임베딩의 안정성과 재현성을 높이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수행하였다. 먼저, 최근접 이웃 단어가 코퍼스의 미세한 차이와 난수 시드에 따라 변동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Word2Vec을 서로 다른 난수 시드로 10회 반복 학습하였다[21,22]. 다음으로, 단어 빈도 분석을 통해 도출된 상위 5개의 고빈도 단어를 핵심 키워드로 선정하였다. 각 핵심어에 대해서는 반복 학습에서 도출된 상위 연관어 10개의 이웃 겹침을 바탕으로 재현성을 평가하였으며[23], 선행연구[24]를 참고하여 10회 중 7회 이상(≥70%) 반복 등장한 연관어를 선택하여 코사인 유사도를 산출하고 의미망을 해석하였다. 이때, 단어 간 코사인 유사도는 값이 1에 가까울수록 두 단어가 유사한 문맥에서 함께 사용되는 경향이 높아 의미적으로도 유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주민 및 난민 연구에서 정착기간 10년을 기준으로 의료이용 및 접근성 차이가 확인됨에 따라[25,26], 본 연구에서도 남한 정착기간을 ‘10년 이하’와 ‘11년 이상’ 집단으로 구분하여 하위그룹 Word2Vec 분석을 수행하였다.
결과
본 연구에 포함된 북한이탈주민은 총 133명이었으며, 여성 비율이 75.2%(100명)로 남성(24.8%, 33명)보다 높았다(Table 1). 연령대는 50대(21.8%, 29명)와 60대(26.3%, 35명)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고, 남한 거주 기간은 16~20년이 36.1%(48명), 11~15년이 26.3%(35명)로 비교적 장기 정착자가 주를 이루었다. 거주 지역은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 거주하는 비율이 92.5%(123명)로 가장 높았다. 교육 수준은 고등학교 졸업이 56.4%(75명)로 가장 많았으며, 고용 상태는 미취업자가 62.4%(83명)로 취업자(37.6%, 50명)보다 많았고, 주관적 사회경제적 지위는 ‘낮음’이 70.7%(94명)로 다수를 차지하였다. 남한의 치과의료에 대한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으로, ‘ 만족’이 69.2%(92명), ‘매우 만족’이 18.0%(24명)로 나타나 대다수 참여자가 남한 치과의료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남한 치과의료 이용 개선 요구사항에 대해 텍스트 마이닝을 수행하였으며, 전체 표본과 남한 거주 기간별 상위 15개 핵심어의 빈도 분포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전체 집단에서 ‘비용’이 77회로 최다 빈도를 보여 북한이탈주민의 치과 이용에 관한 주된 관심사가 경제적 문제임이 확인되었다. 경제적 맥락을 반영하는 키워드로는 ‘부담’(32회), ‘비싸’(24회), ‘저렴’(12회)이 상위권에 도출되었다. 진료 과정 및 행위와 관련된 키워드로는 ‘치과’(43회), ‘설명’(24회), ‘치료’(17회), ‘임플란트’(12회), ‘환자’(9회), ‘치과의사’(7회)가 나타났으며, 개선 요구의 절박함과 체감 강도를 나타내는 강조 부사인 ‘너무’(21회), ‘ 많이’(19회), ‘더’(15회) 또한 높은 빈도로 확인되었다. 거주 기간에 따른 하위 분석 결과, 두 집단 간 개선 요구사항의 차이가 관찰되었다. 거주 기간 10년 이하 집단에서만 확인된 단어는 ‘적용’(4회), ‘건강보험’(4회), ‘언어’(4회), ‘서비스’(3회), ‘혜택’(3회)으로, 제도 적용·보장체계 및 의사소통·서비스 경험과 관련된 요구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반면, 거주 기간 11년 이상 집단에서는 전체 집단의 경향과 유사하게 비용 관련 어휘가 높은 빈도로 나타났으며, 진료 과정에서의 경제적·심리적 고충을 반영하는 ‘힘들’(6회)이 해당 집단에서만 확인되는 핵심어로 등장하였다.
Top 15 high-frequency keywords in suggestions for dental care improvement among North Korean defectors by length of settlement in South Korea
상위 5개 핵심어를 대상으로 Word2Vec 분석에서 70% 이상 재현된 연관어만 추출하여 코사인 유사도를 산출한 결과는 Table 3에 제시하였다. 먼저, 전체 표본에서 ‘비용’을 중심 단어로 설정하여 의미망을 분석한 결과, 연관어는 (1) 비용에 대한 심리적 평가 및 체감 강도: ‘너무’(1.000), ‘부담’(0.964), ‘ 크’(0.964), ‘비싸’(0.957), (2) 대표적 고비용 진료 항목과 진료 장소: ‘치과’(0.990), ‘임플란트’(0.987), (3) 실질적 지출과 비용 경감 요구: ‘줄이다’(0.935), ‘들다’(0.869)의 세 범주로 유형화되었다. ‘치과’의 연관어는 고비용·고부담 진료에 대한 체감을 반영하는 ‘비용’(0.990), ‘임플란트’(0.989), ‘너무’(0.988), ‘부담’(0.927)으로 확인되었다. ‘부담’의 연관어는 대체로 코사인 유사도가 0.990 내외로 매우 높은 수준의 결집을 보여 하나의 긴밀한 의미 구조를 형성하였으며, 구체적으로 (1) 경제적 장벽의 직접적 표현: ‘비싸’(1.000), (2) 정책 및 지원 확대·개선 요구: ‘확대’(0.999), ‘정책’(0.997), ‘줄이다’(0.994)로 가 나타났다. ‘설명’의 연관어는 (1) 정보 전달의 불충분함과 이해 실패: ‘ 이해’(0.997), ‘못’(0.951), ‘부족’(0.942), (2) 설명의 구체성에 대한 요구: ‘부분’(0.967), ‘구체’(0.947), (3) 진료 맥락에서의 전문적·구조적 요소: ‘서비스’(0.910), ‘병명’(0.867)으로 유형화되 었다. 마지막으로 ‘비싸’의 연관어는 (1) 경제적 취약성과 심리적 부담: ‘부담’(1.000), (2) 비용 경감 및 대안에 대한 요구: ‘저렴’(0.994)으로 나타났다. 전체 코퍼스에서 학습한 Word2Vec 임베딩 결과를 2차원 평면에 시각화한 결과는 Fig. 1과 같다.
Cosine similarity of nearest-neighbor keywords for focus terms from Word2Vec models among North Korean defectors by length of settlement in South Korea
남한 정착 기간에 따른 의미망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거주 기간을 10년 이하와 11년 이상으로 구분하여 Word2Vec 하위그룹 분석을 수행한 결과, 10년 이하 집단에서는 특징적으로 중심 단어 전반에 걸쳐 '제대로'와 '못'이 강력한 연관어로 반복적으로 교차 연결되는 양상이 확인되었다(Table 3). 중심 단어 ‘ 치과’는 ‘왜’(0.997), ‘제대로’(0.945), ‘설명’(0.940), ‘치료’(0.925)와 강하게 연결되었고, 중심 단어 ‘설명’ 역시 ‘못’(0.972)을 중심으로 ‘치과’(0.940), ‘방법’(0.931), ‘비용’(0.887), ‘치료’(0.846)와 연계되어 치과 이용의 전반적인 과정에서 설명 부족 및 이해 실패가 핵심 장벽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료’에는 ‘북한이탈주민’(0.718) 및 ‘알리다’(0.512)가 포함되어 북한이탈주민의 특성을 고려한 정보 제공 요구가 함께 관찰되었다.
반면, 남한 정착 기간이 11년 이상인 집단의 의미망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보다 직접적으로 전면에 드러났고, 문화적 요인에 기인한 소통 장벽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Table 3). 구체적으로, ‘비용’과 ‘부담’의 중심 단어망에는 ‘크’(0.979, 0.974), ‘ 비싸’(0.964, ‘너무’(0.665)와 같은 강도 높은 형용사가 집중적으로 연결되었다. 이와 함께 ‘줄이다’(0.978), ‘정책’(0.689), ‘확대’(0.530)가 높은 유사도로 군집화되고 ‘치과’의 연관어로 ‘임플란트’(0.665)가 도출되어, 고비용 치료 수요 증가에 따른 실질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요구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또한 ‘설명’을 중심으로 한 의미망에는 ‘남북’(0.941), ‘대충’(0.934), ‘ 다르’(0.898)가 결합하여, 남북 언어 및 문화 차이에서 기인하는 이해의 어려움과 남한 치과의료진의 태도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확인되었다. 하위그룹(10년 이하 거주, 11년 이상 거주) 코퍼스에서 학습된 Word2Vec 임베딩을 시각화한 결과는 Figures 2와 3에 제시하였다.
Two-dimensional PCA projection of Word2Vec embeddings trained on the subgroup corpus with a settlement period of ≤10 years
고찰
본 연구는 Word2Vec 텍스트 분석 기법을 적용하여 남한 치과의료 이용 경험 속에 내재된 북한이탈주민의 개선 요구를 의미론적으로 탐색하였다. 핵심어 빈도 분석 및 코사인 유사도 기반의 의미망 분석 결과, ‘비용’과 ‘설명’이 이들의 치과의료 경험을 구조적으로 규정하는 핵심 축으로 확인되었으며, 정착 기간에 따른 집단 간 의미 연결망의 질적 차이 또한 포착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된 핵심 논의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이탈주민에게 경제적 부담은 치과의료 접근성을 저해하는 결정적 요인이자 형평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난민·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 문헌고찰과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구체적으로, Paisi 등[27]의 연구에서는 고소득 국가의 난민·망명신청자에게서 치과의료 접근을 제한하는 가장 빈번한 장벽으로 비용 부담과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을 확인하였고, 최근 Wainman 등[28]과 Asfari 등[29] 역시 비용 부담, 보험 또는 재정 지원의 부족, 제도 이해의 한계를 핵심 장벽으로 보고하였다. 본 연구의 전체 코퍼스에서 ‘비용’이 ‘치과’, ‘너무’, ‘부담’, ‘크’, ‘비싸’와 밀접하게 연결된 것은 북한이탈주민에게 치과의료의 경제적 부담이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실제 진료 결정과 치료 지속 여부를 좌우하는 구조적 제약임을 보여준다. 특히 본 연구에서 ‘임플란트’가 고빈도 단어로 부각된 점과, 선행연구를 통해 북한이탈주민의 구강건강 취약성, 치아우식 경험, 치아 상실 문제가 이미 보고되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4,5,30], 본 연구의 결과는 이들의 치료 필요가 단순 예방 수준을 넘어 상대적으로 고비용의 회복적·보철적 진료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둘째, ‘설명’을 중심으로 형성된 의미망은 치과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의사소통의 단절과 낮은 건강정보이해능력의 한계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전체 코퍼스에서 ‘이해’, ‘못’, ‘ 부족’, ‘구체’, ‘병명’과 연결된 점은, 치과의료진의 정보 제공이 북한이탈주민의 실질적인 이해로 이어지지 못하는 정보 비대칭의 문제를 드러내며, 북한이탈주민에게 필요한 것이 단순한 정보 제공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언어적·문화적 배경과 건강정보이해능력 수준을 고려한 ‘이해 가능한 설명’임을 시사한다. 실제로 Cho 등[31]은 북한이탈주민의 구강건강정보이해능력이 구강건강행태와 유의하게 관련됨을 보고하면서, 이 집단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맞춤형 교육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또한, 난민과 망명신청자의 의료 의사소통 경험을 다룬 연구에서는 문화적 맥락 차이와 관계 형성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소통이 신뢰와 이해를 약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제시되었다[32,33]. 나아가 치과진료에서 환자 중심 의사소통, 쉬운 언어 사용, 시각자료 활용, 질문을 유도하는 설명 방식, 공감적 비언어 소통은 환자의 이해와 만족, 치료 협조를 높이는 중요한 전략으로 제안되고 있다[34]. 따라서 북한이탈주민의 경우, 과거 재북 시절 치과 치료 경험이 거의 없거나 발치 위주의 진료를 받았다는 점, 의료진의 설명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를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는 경향, 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은 북한이탈주민일수록 치과 이용 및 치과 관련 의사결정에서 특히 취약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3,31], 북한이탈주민의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설명 프로토콜 개발이 요구된다.
셋째, 정착기간에 따른 하위그룹 차이는 북한이탈주민의 치과의료 지원이 일률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10년 이하 정착군에서는 ‘건강보험’, ‘적용’, ‘언어’, ‘서비스’가 상위 핵심어로 도출되고, 의미망에서도 ‘제대로’, ‘못’, ‘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 초기 정착 단계에서 제도 이해, 진료과정 해석, 설명 방식에 대한 적응 부담이 더 크게 작동함을 확인하였다. 이는 북한이탈주민의 일반 의료 이용 연구에서 남한 의료체계의 낯섦과 불편한 이용 방식, 과거 북한 의료경험에 기반한 의료 추구 행동이 초기 적응을 방해할 수 있다고 보고한 결과와 부합한다[10]. 반면 11년 이상 정착군에서는 비용 관련 의미망이 더욱 응집적으로 나타나고, ‘정책’, ‘확대’, ‘줄이다’가 함께 군집화되어 경제적 부담 경감에 대한 정책적 요구가 보다 직접적으로 표출되었다. Wang 등[35]은 북한이탈주민의 의료이용 빈도가 건강상태뿐 아니라 낮은 가구소득, 탈북 과정의 외상 경험과도 관련됨을 보고한 바 있는데, 이는 치과진료 맥락에서도 장기 정착 이후 비용 부담과 취약성이 여전히 중요한 접근성 결정요인으로 남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 장기 정착군의 ‘설명’ 단어 주변에 ‘남북’, ‘대충’, ‘다르’가 결합한 결과는 단순한 초기 적응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경과한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는 언어·문화적 간극과 관계적 거리감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초기 정착군에는 제도 안내와 진료 네비게이션, 용어 설명, 이용 절차 교육이 우선되어야 하고, 장기 정착군에는 고비용 치료의 보장성 강화, 비용 상담, 그리고 축적된 치료 필요를 반영한 지속 관리 전략이 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대상은 눈덩이 표집으로 모집된 북한이탈주민으로, 지역적 편중과 표본 규모를 고려할 때 연구 결과를 전체 북한이탈주민 집단으로 일반화 하는 데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는 비교군을 포함하지 않은 단일 집단 연구이므로, 비용 부담이나 고비용 치료에 대한 우려, 설명 부족과 같은 문제가 북한이탈주민의 특수한 경험인지, 또는 남한의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보편적 장벽인지를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북한이탈주민 집단 내부의 경험과 요구를 탐색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에는 남한 일반 인구집단 및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을 포함한 비교연구를 수행함으로써, 북한이탈주민에게 특이적인 치과의료 이용 장벽과 취약계층 전반에 공통된 구조적 문제를 구분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단일 개방형 문항에서 수집된 텍스트 자료를 분석에 활용하였으므로, 응답자의 표현 방식과 문장 길이에 따라 경험의 복잡성과 맥락이 충분히 포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넷째, 본 연구는 소규모 코퍼스에 Word2Vec을 적용한 탐색적 분석으로, 하이퍼파라미터 조정과 반복 학습을 통해 안정성을 높이고자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분석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에는 제한이 있다. 특히 빈도가 낮은 표현이나 미세한 의미 차이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을 수 있으며, 다른 자료나 표본에서 동일한 의미망 구조가 재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본 연구는, 선행 연구가 부족했던 북한이탈주민의 치과의료 이용 경험 분석에 새로운 방법론을 적용함으로써 기존 정량 연구 중심 접근의 한계를 보완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특히 Word2Vec 기반 의미망 분석을 통해 경제적 접근성, 설명의 이해 가능성, 제도 적응, 정착기간에 따른 요구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동함을 제시하였고, 객관식 문항의 만족도와 개방형 응답을 연계하여 분석함으로써 표면적 ‘만족’ 이면에 존재하는 경제적·제도적 문제를 가시화하였다. 이를 통해 북한이탈주민의 관점에서 맞춤형 구강보건 정책 및 의사소통 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중요한 강점을 지닌다. 따라서 향후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치과의료 정책은 비용 지원, 건강정보이해능력 친화적 의사소통, 정착단계별 맞춤형 개입을 통합적으로 반영하는 다차원적 접근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No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