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구강보건의료 체계와 북한이탈주민의 구강건강 불평등: 서술적 종설
Oral health-care system of North Korea and oral health inequalities among North Korean refugees: A narrative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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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division of the Korean Peninsula has produced long-standing disparities in health-care systems, yet no nationwide oral health survey of the North Korean population is publicly available. This narrative review synthesized national-level estimates from international organizations, limited studies among children inside North Korea, literature on the North Korean oral health-care system and its marketization, and studies of clinical indices and post-resettlement dental-care access among North Korean refugees, to examine the structural vulnerability of North Korean oral health care and the oral health inequalities that persist after resettlement. Although North Korea officially espouses free medical care and preventive medicine, shortages of medical resources, limited access to restorative and prosthetic treatment, and the expansion of informal fee-based care have been reported. Among refugees, older age groups had a greater proportion of missing teeth within the DMFT index, whereas the filled-teeth component remained low; extensive alveolar bone loss and reduced oral 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were also reported. Children from refugee families showed more untreated caries and unmet dental-care needs than South Korean children. After resettlement, cost burden, limited understanding of the health-care system, and low oral health literacy were reported as barriers to dental care. Policy for North Korean refugees should therefore move beyond one-time treatment support toward standardized initial screening, early treatment of untreated caries and periodontal disease, tailored education to improve oral health literacy, sustained linkage for high-cost treatment, and life-course management, providing a basis for oral health policy in preparation for possible inter-Korean health-care exchange and cooperation.
서론
한반도의 분단은 정치·사회·경제 영역뿐 아니라 보건의료 체계와 건강수준에도 장기적인 격차를 남겼다. 보건의료는 남북 관계의 국면 변화와 비교적 무관하게 인도적 협력의 대상으로 논의되어 온 영역이며, 향후 남북 보건의료 교류·협력이 이루어질 경우에 대비하여 북한 주민의 건강상태와 의료체계에 대한 기초자료를 축적해 둘 필요가 있다. 구강건강도 예외가 아니다.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은 저작기능, 영양섭취, 통증, 심미성, 사회적 기능 및 삶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되며, 일정 단계를 넘어 진행되면 자연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치료받지 못한 상태가 누적되면 치아 상실과 저작기능 저하로 이어지므로,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취약성을 반영하는 중요한 공중보건 지표이다.
그러나 북한 주민의 구강건강 실태를 직접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매우 제한적이다. 북한 내부에서 전국 단위로 수행된 구강건강조사 자료는 공개되어 있지 않으며,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일부 지역과 아동에 국한된다. 따라서 북한 구강 보건의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제기구의 추정자료, 제한적으로 수행된 북한 내부 아동 연구, 북한 구강보건의료 체계에 관한 문헌, 그리고 북한이탈주민의 구강건강 자료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북한 구강건강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식 의료제도와 실제 의료이용 사이의 간극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북한은 무상치료제와 예방의학, 의사담당구역제를 보건의료체계의 기본 원칙으로 표방해 왔으나, 1990년대 이후 경제난과 의료자원 부족으로 공식 의료체계의 기능이 약화되었다는 지적이 지속되어 왔으며, 구강의료 영역에서는 비공식 유상진료와 시장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이탈주민의 구강건강 자료는 북한 주민 전체를 대표하는 직접 역학자료는 아니지만, 북한 내 의료경험, 탈북 과정, 제3국 체류, 남한 정착 이후의 경험이 누적된 결과를 보여주는 중요한 간접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기존 연구들은 북한 내부 아동자료, 북한 구강보건의료 체계 연구, 북한이탈주민의 임상지표 연구, 정착 이후 치과의료 접근성 연구가 각각 분절적으로 제시되어 왔으며, 이를 통합적으로 고찰한 연구는 부족하다. 이에 본 종설은 북한 구강보건의료 체계와 북한이탈주민의 구강건강 관련 문헌 및 공식자료를 종합하여, 북한 구강보건의료의 구조적 취약성과 국내 정착 이후 지속되는 구강건강 불평등을 고찰하고, 향후 북한이탈주민 구강건강 증진과 남북 보건의료 교류·협력 상황에 대비한 구강보건의료 정책의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본론
자료 및 고찰 범위
본 종설은 서술적 종설(narrative review)로서, 서술적 종설의 질 평가도구인 Scale for the Assessment of Narrative Review Articles(SANRA)1)가 제시하는 항목, 즉 주제의 중요성, 목적의 명시, 문헌 검색 과정의 기술, 인용, 과학적 추론, 결과 자료의 제시를 참고하여 기술하였다. 사전 프로토콜 등록과 문헌 선정 흐름도는 체계적 문헌고찰에 적용되는 절차이므로 본 종설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문헌은 PubMed, Korea Citation Index(KCI), Research Information Sharing Service(RISS)에서 ‘북한(North Korea, DPRK)’, ‘북한이탈주민(North Korean defector, refugee)’, ‘ 구강건강(oral health)’, ‘치과(dental)’ 등의 개념어를 조합하여 탐색하고, 확보된 문헌의 참고문헌 목록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2026년 상반기까지 출판된 자료를 대상으로 수집하였다. 정의된 검색식을 일괄 적용한 체계적 검색은 아니었으며, 데이터베이스 탐색만으로 확인되지 않은 학위논문과 기관 발간 보고서는 참고문헌 추적과 추가 탐색을 통해 확보하였다. 대상은 북한 주민 또는 북한이탈주민의 구강건강 상태와 치과의료 이용을 직접 다룬 문헌, 북한의 구강보건의료 체계·정책·인력 및 남북 구강보건의료 협력에 관한 문헌, 국제기구와 국내 공공기관이 발간한 공식 보고서로 하였고, 언어는 한국어와 영어로 한정하였다. 본 종설의 고찰 대상 문헌은 총 28편이며, 종설의 질 평가에 참고한 방법론 문헌 1편은 별도로 인용하였다. 본문에 제시한 주요 수치는 원문과 대조하여 확인하였다.
최종 포함 문헌은 자료의 성격과 해석 가능 범위에 따라 다섯 범주로 분류하였다. 즉 1) 북한의 구강건강 수준을 국가 단위로 추정한 국제기구 자료 2편, 2) 북한 내부 아동을 대상으로 수행된 직접 구강건강 연구 3편, 3) 국내 입국 북한이탈주민의 구강건강지표 및 구강건강관련 삶의 질 연구 7편, 4) 정착 이후 치과 의료 접근성·구강건강문해력·의료이용 장벽 및 교육중재에 관한 연구 6편, 5) 북한 보건의료체계, 구강의료 시장화, 치의학교육, 남북 구강보건의료 협력에 관한 체계·정책 자료 10편이다. 각 범주는 대표성과 직접성의 수준이 다르므로, 본문에서는 자료원과 해석상의 제한점을 함께 제시하였다.
특히 북한이탈주민 자료는 북한 주민 전체를 대표하는 직접 역학자료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였다. 북한이탈주민은 북한 내 거주지역, 사회경제적 배경, 탈북 경로, 제3국 체류 경험, 입국 시기, 남한 정착 이후의 의료이용 경험이 다양하며, 하나원 입소자 자료는 정착 초기 상태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본 종설에서는 북한이탈주민 자료를 북한 주민 구강건강의 직접 대체자료로 해석하지 않고, 북한 구강보건의료 체계의 구조적 한계와 국내 정착 이후 구강건강 불평등을 이해하기 위한 간접적 근거로 활용하였다.
본 종설에서 구강건강지표는 다음 원칙에 따라 표기하였다. 영구치를 대상으로 한 지표는 대문자로(DMFT, DT, MT, FT), 유치를 대상으로 한 지표는 소문자로(dft, dt, ft) 표기하였으며, 원저에서 영구치와 유치를 함께 산출한 경우에는 DT/dt, FT/ft와 같이 병기하였다. DMFT index는 우식경험영구치지수로서 우식치(DT), 상실치(MT), 수복치(FT)의 합이고, dft index는 유치의 우식치(dt)와 수복치(ft)의 합이다. 통상 DMFT의 MT는 우식으로 인해 상실된 영구치를 의미하나, 본 종설에 포함된 파노라마방사선사진 기반 연구에서는 개별 치아의 상실 원인을 우식과 치주질환으로 명확히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치주지표는 원저에서 사용한 명칭을 그대로 따라 community periodontal index of treatment needs(CPITN)와 community periodontal index(CPI)를 구분하여 표기하였으며, CPITN과 CPI는 모두 구강을 치주검사 구역(sextant) 단위로 평가하지만, CPITN은 치주상태에 따른 치료필요도 분류를 포함하는 반면 CPI는 치주상태의 기록에 중점을 둔다.
북한 구강보건의료 체계의 구조적 특징
북한의 보건의료체계는 공식적으로 무상치료제, 예방의학적 방침, 의사담당구역제를 기본 원칙으로 한다[2]. 이는 모든 주민에게 국가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회주의 보건의료 원칙에 기반하며, 예방의학적 방침은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 예방에 중요한 이론적 기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공식 원칙과 실제 작동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경제난과 의료자원 부족은 공적 의료체계의 기능을 약화시켰고, 의약품·의료기기·진료재료의 공급 부족은 무상치료체계의 실질적 작동을 어렵게 만들었다[2,3]. 치과진료는 진료재료, 기구, 장비, 보철물 제작, 감염관리 등 물적 자원에 크게 의존하므로,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우식이나 치주질환이 조기에 치료되기보다 방치되거나 발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한계는 시장화 경향을 통해 분명하게 나타난다. Lee 등(2021) [3]은 하나원 입소 북한이탈주민 53명의 설문과 15명의 심층면접을 분석하여, 사회주의적 무상치료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비공식 유상진료가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보철 부문이 개인 부담 진료로 인식되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2015년 이전 탈북자 중 상실치 보유자 23명은 전원 보철치료를 받지 못한 반면, 2018~2019년 탈북자 중에서는 상실치 보유자의 약 46%가 본인 부담으로 보철 치료를 받았으며, 치료 장소도 진료소·구강병원뿐 아니라 치과의사·보철사의 개인 자택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3]. 이는 북한 구강보건의료 문제가 단순한 질병 유병률의 문제가 아니라, 공식 제도와 실제 의료이용의 괴리, 지불능력에 따른 치료 접근성 차이, 치료재료와 의료자원 부족이 결합된 구조적 문제임을 시사한다.
한편 김정은 시대에는 치과기관 확충, 치과질병 예방·치료 강화, 치과보철 개선, 치과의료 인력의 책임성과 역량 강화가 구강보건의료 발전방침으로 제시되었고, 류경치과병원과 같은 평양 중심의 현대화된 시설이 강조되었다[4]. Jung 등(2020) [5]이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의 국가협력전략과 북한 보건성 자료를 분석하고 2018년 로동신문을 전수조사한 연구에서도, 치과 관련 기사 9건 중 류경치과병원 관련이 4건(44.4%), 평양치과위생용품공장 관련이 2건으로 나타나 인프라 확충과 의약품·의료공급 개선이 평양을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즉 북한 구강보건의료는 공식적으로 예방과 무상치료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평양 중심의 시설 현대화와 일반 주민, 특히 지방 주민의 실제 이용 가능성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치의학교육과 구강보건인력 체계도 남한과 차이를 보인다. 북한에는 남한과 같은 독립된 치과대학 체계와 공식 치과의사 면허제도가 존재하지 않으며, 의과대학 구강학부 졸업 후 곧바로 구강의사로 활동하고, 면허 대신 급수제도(졸업 시 6급, 3년마다 급수시험으로 5·4·3급 진급)에 따라 진료 범위가 결정된다[6]. 또한 남한에 없는 직제로 보철사(보건간부학교 2년 과정)와 구강준의가 있어, 구강의사가 부족한 농촌 진료소에서 1차 구강진료와 보철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고된다6). 구강보건 인력에서 보철 관련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가 통계에서도 확인되는데, WHO 국가 프로파일에 따르면 치과보철기공사는 2003년 기준 4,360명으로 2017년 치과의사 5,595명에 근접하는 규모이다[7]. 이는 남한의 치과위생사·치과기공사와 같은 진료보조인력과 업무 영역이 달라, 향후 남북 협력이 확대될 경우 치과의료 인력의 직역 인정과 면허 부여를 둘러싼 쟁점이 될 수 있다. 남북 구강보건의료 교류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인도적 지원과 민간단체 활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정치적 변화와 재정적·제도적 한계로 지속성과 전문성에 어려움을 겪었으며[8], 치과위생사 활용에 관한 연구는 단기적으로 협력체 구성, 중기적으로 교육협력 중심의 치과산업 협력, 장기적으로 공동 연구개발과 구강건강조사를 제안하였다[9]. 종합하면 북한 구강보건의료 체계는 의료자원 부족, 공적 체계 약화, 비공식 유상진료 확대, 보철 중심 시장화, 교육·인력체계의 차이, 지역 간 자원 격차라는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며, 이는 북한 이탈주민 자료에서 관찰되는 낮은 수복치 비율과 높은 상실치 비율을 해석하는 배경이 된다.
북한 내부 구강건강 자료의 제한적 근거
북한 주민의 구강건강을 직접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매우 제한적이며, 성인·노인을 대상으로 한 대표성 있는 구강검진 자료는 확인하기 어렵다. 국제연합아동기금(United Nations Children’s Fund, UNICEF)의 2025년 북한 연례보고서도 북한 내 아동·여성 자료 접근성이 제한적이며 2017년 다중지표군집 조사가 여전히 주요 정보원으로 활용된다고 언급하는데[10], 구강보건 영역에서도 사정은 유사하다.
국가수준 지표로는 WHO의 2022년 북한 구강보건 국가 프로파일이 활용 가능하다[7]. 이 자료에 따르면 1–9세 아동의 미치료 유치우식 유병률은 46.8%, 5세 이상 인구의 미치료 영구치우식 유병률은 26.2%, 15세 이상 인구의 중증 치주질환 유병률은 9.8%, 20세 이상 인구의 무치악 유병률은 5.2%로 추정되었고, 2017년 기준 치과의사는 5,595명(인구 1만 명당 2.2명), 2019년 1인당 치과의료 지출은 3.5달러로 보고되었다[7]. 다만 이는 직접 구강검진 자료가 아니라 국제 데이터베이스와 질병 부담 추정모형에 기반한 국가수준 추정치이므로, 세부 연령·지역·계층 차이를 설명하는 데에는 제한이 있다. 그럼에도 북한 구강보건 문제를 국제적 기준에서 조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수준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Table 1).
북한 내부에서 실제 구강검진을 수행한 드문 연구로 Goe 등(2005) [11]의 강원도 원산 지역 초등학생 854명 대상 횡단면 조사가 있다. 우식이 없는 학생은 29.9%, 경도 우식 37.0%, 중증 우식 33.1%로 전체의 70.1%에서 치아우식이 관찰되었다. 98.5%가 매일 칫솔질을 한다고 응답하고 71.2%가 지난 1년간 치과를 방문했다고 보고했음에도 70% 이상에서 치아우식이 관찰되어, 칫솔질 여부나 치과 방문 경험만으로는 북한 아동의 구강건강을 설명하기 어려우며 불소 사용, 식이습관, 진료의 질, 조기 치료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11].
평양 아동을 대상으로 한 Tarvonen 등(2016, 2017) [12,13]의 연구는 핀란드 비정부기구와의 협력으로 2007년 시작된 Children’s Oral Health Promotion Programme(COHPP) 중재 후의 변화와 해석상의 한계를 보여준다. COHPP에 6년간 참여한 아동 500명을 추적한 연구에서 두 예방중재군 모두 dt+DT의 유병률과 평균값이 감소하였으며, 이는 주로 유치 우식치 감소에 의한 것으로 조기 예방의 중요성을 시사하였다[12]. 또한 평양 아동 492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단 간식 섭취 빈도가 치아우식과 유의하게 관련된 반면(p = 0.011) 칫솔질 빈도(p = 0.725)는 치아우식과 유의하지 않아, 치아우식 감소를 위해서는 칫솔질 교육뿐 아니라 당류 섭취 조절이 중요한 과제임을 보여주었다[13]. 다만 이들 자료는 모두 아동, 특정 지역, 국제 협력 프로그램 참여집단에 국한되어 북한 전체 인구, 특히 성인과 노인의 구강건강을 대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북한이탈주민의 구강건강 실태
북한이탈주민의 구강건강 자료는 현재 이용 가능한 자료 중 북한 내 구강보건의료 경험과 정착 초기 구강질환 부담을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실측자료이다. 특히 하나원 입소자의 파노라마방사선사진을 분석한 연구들은 비교적 큰 표본을 바탕으로 치아우식경험, 상실치, 수복치, 치조골 소실을 평가하였다[14-17](Table 1).
이들 자료를 해석할 때에는 자료원의 중복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하나원 입소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가운데 치아우식경험을 분석한 학술지 논문[14]과 학위논문[15]은 동일한 984명 코호트에서 산출된 결과이며, 치조골 흡수를 분석한 학술지 논문[16]과 학위논문[17] 역시 동일 코호트에 기반한다(분석 대상자 수의 차이는 판독 가능 여부에 따른 제외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본문에서 이들 문헌을 함께 인용한 부분은 서로 독립된 표본에서 동일한 소견이 반복적으로 확인되었음을 의미하지 않으며, 동일 자료원에 대한 보고임을 밝힌다.
Lee 등(2020) [14]과 Lee(2021) [15]는 하나원 입소 북한이탈주민 984명(평균 33.3세)을 대상으로 파노라마방사선사진에서 decayed, missing, and filled teeth(DMFT) index와 그 구성 요소를 분석하였다. DMFT index는 연령군이 높을수록 큰 값을 보였으나, 더 주목할 특징은 그 구성요소의 분포였다. 연령군이 높을수록 decayed teeth(DT) index의 비율은 낮은 반면 missing teeth(MT) index의 비율은 뚜렷하게 높았고 filled teeth(FT) index는 전 연령군에서 낮았다. 40–49세의 DMFT index는 4.06(이 중 MT 2.79), 50–59세는 6.43(MT 4.55), 60–69세는 10.75(MT 7.88)로, 중년 이후 DMFT의 대부분을 상실치가 차지하였다[15]. 원저는 19세 이상 전체에서 DMFT 대비 MT의 구성비를 58.84%로 보고하였으며, 연령군별 보고값으로부터 같은 구성비를 산출하면 40–49세 68.7%, 50–59세 70.8%, 60–69세 73.3%로 연령이 높은 군일수록 상실치의 비중이 컸다[15]. 다만 이는 한 시점에 서로 다른 연령군을 비교한 단면자료에서 관찰된 구성비의 차이이므로, 개인의 치아우식이 시간에 따라 상실로 진행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남한 2015년 국민건강통계와 비교하면 영구치우식경험자율(DMF rate)은 50대까지 북한이탈주민에서 오히려 낮았는데, 이는 구강건강이 양호해서가 아니라 수복치료 경험이 적기 때문으로 해석된다[14,15]. 한편 12–14세 군(n = 13)에서는 DMFT 1.46 가운데 DT가 0.92로 우식치의 비중이 컸고, 남한 아동과 비교할 때 영구치우식유병자율(D rate, 38.46% vs 6.9%)과 DT index(0.92 vs 0.11)는 높은 반면 FT index(0.23 vs 1.73)는 낮았다[15].
다만 DMFT index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성인·고령층의 상실치는 반드시 우식에 의해서만 발생하지 않으며 치주질환의 기여가 상당할 수 있는데, 파노라마방사선사진만으로는 상실 원인을 구분하기 어렵다[14]. 치주건강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 Lee와 Lee(2021) [16]은 사람을 분석 단위로 하여, 모든 치아에 치조골 흡수가 없는 경우가 18.9%에 불과하고 1/3 이하 흡수를 가진 치아가 하나라도 있는 경우가 68.2%임을 보고하였으며, 흡수가 없는 비율은 남성 25.2%, 여성 10.1%로 여성에서 소실이 더 뚜렷하였다. 동일 코호트의 982명에서 치아 31,424개를 분석 단위로 한 후속 연구에서는 치조골 소실이 없는 치아가 54.0%였고, 개인 단위 치주질환 유병률은 81.1%로 남한의 23.4%보다 높았으며 특히 30대 여성에서 76.6% 대 9.1%로 격차가 컸다. 두 연구의 백분율은 분석 단위가 사람과 치아로 서로 달라 직접 비교할 수 없다[17]. 따라서 북한이탈주민의 높은 상실치 비율을 해석할 때에는 우식뿐 아니라 치주질환의 기여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구강건강 문제는 임상지표에 머무르지 않는다. 하나원에 입소한 20세 이상 여성 11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이, DMFT index, community periodontal index of treatment needs(CPITN)를 포함한 회귀모형은 구강건강영향지수(oral health impact profile, OHIP) 변이의 55%를 설명하였으며(R² = 0.55, n = 109), 이 모형에서 나이와 DMFT index는 OHIP와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으나 CPITN은 유의하지 않았다[18].
이상의 자료를 종합하면, 북한이탈주민의 구강건강 실태는 연령군이 높을수록 커지는 MT index의 비중과 전 연령군에서 낮은 FT index, 아동·청소년의 뚜렷한 미처치 우식, 광범위한 치조골 소실, 그리고 구강건강관련 삶의 질 저하로 요약된다. 이러한 양상에는 북한 내 의료자원 부족과 수복치료 접근성 제한, 탈북 과정 및 정착 이후의 의료이용 장벽이 복합적으로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취약 집단으로서의 북한이탈가정 아동
북한이탈가정 아동은 북한·제3국·남한 출생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지며, 부모의 탈북 경험, 사회경제적 취약성, 예방적 치과의료 접근성의 차이가 함께 작용하는 취약 집단이다. Kim과 Choi(2026) [19]는 북한이탈가정 아동 154명과 성별·연령을 1:1 매칭한 남한 아동 154명을 비교하였다. 이 연구에서 북한이탈 가정 아동의 출생국은 중국 55.3%, 남한 35.3%, 북한 5.3%로 제3국 출생이 다수를 차지하여, 이들의 구강건강 문제가 재북 시기 경험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북한이탈가정 아동은 구강건강을 나쁘다고 인식한 비율(30.8% vs 16.2%), 치통 경험(33.3% vs 9.7%), 미충족 치과의료 경험(21.4% vs 4.0%)이 모두 높았고, 전날 칫솔질 횟수는 낮았다(1.69 ± 0.90 vs 2.35 ± 0.87회). 교란변수를 보정한 치아우식경험 odds ratio는 2.68(95% confidence interval 1.34–5.37)이었고, 동일한 변수를 보정한 dft score는 3.82 ± 2.98 대 2.29 ± 2.88이었으며, 미처치 우식 지표(DT/dt 2.50 ± 2.77 vs 0.18 ± 0.57)에서 차이가 컸던 반면 수복치(FT/ft 1.32 ± 1.89 vs 2.11 ± 2.71)는 낮았다[19]. 북한이탈가정 어린이 88명의 구강위생을 평가한 연구에서도 patient hygiene performance(PHP) index 기준 매우 불량군이 79.5%였고, 최근 1년 내 구강검진 경험이 있는 아동에서 PHP index가 유의하게 낮아(3.55 ± 1.56 vs 4.26 ± 0.98, p = 0.022), 구강검진 경험과 더 양호한 구강위생상태의 관련성을 시사하였다[20]. 따라서 아동 대상 정책은 지역아동센터·대안학교·하나센터 등 실제 접근 기관을 활용한 검진과 보호자 동반 교육, 그리고 검진 이후 치료연계를 함께 갖추어야 한다.
정착 이후 치과의료 접근성과 구강건강행태
북한이탈주민의 구강건강 문제는 입국 시점의 질병 부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정착 이후 건강보험·의료급여 등 제도적 지원이 제공되지만, 치과의료는 비급여 항목이 많아 본인부담이 크고 보철·임플란트 등 고비용 치료와 치주질환처럼 장기 관리가 필요한 치료가 많아 경제적·정보적 장벽이 크게 작용한다[21-24]. 북한이탈주민은 남한과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의료용어, 진료절차, 치료비 구조, 의뢰체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고, 무상치료제 경험과 비급여 중심 체계의 차이는 진료비 지불과 치료 선택에서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25-27](Table 2).
재북 시기의 구강보건서비스 경험은 정착 이후 행태와 연결된다. Kim 등(2022) [22]이 하나원 입소자 111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북한에서 칫솔질 교육을 받은 경우 점심식사 후 칫솔질 실천이 유의하게 높았고(χ² = 5.520, p = 0.019), 구강검진과 스케일링 경험은 구강양치액 등 구강보조용품 사용과 유의하게 관련되었다. 즉 재북 시기 예방서비스 경험과 특정 구강건강행태 사이의 관련성이 관찰되어, 정착 초기 구강검진이 단순 치료 필요도 선별을 넘어 과거 서비스 경험·지식·습관을 함께 평가하는 과정이 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구강건강문해력 또한 함께 고려할 요인이다. Cho 등(2020) [21]이 무료 치과진료기관을 방문한 북한이탈주민 123명을 분석한 결과 평균 구강건강문해력은 72점 만점 중 44점이었고, 구강건강문해력은 구강건강행태와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r = 0.526, p < 0.001). 다변량 회귀분석에서 기능적 구강건강문해력은 구강건강행태와 유의한 양의 관련성을 보였으나(standardized β = 0.20, 95% CI 0.01–0.43) 언어적 문해력은 유의하지 않아, 치과용어의 인지보다 치료동의서·복약지시·예약·구강위생용품 사용법을 읽고 적용하는 능력이 구강건강행태와 더 밀접하게 관련됨을 시사한다[21].
Park과 Han(2026) [23]이 남한 거주 북한이탈주민 200명 가운데 개방형 문항에 응답한 133명의 자료를 Word2Vec 의미망으로 분석한 연구에서는, 남한 치과의료 이용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가 높았음에도(‘만족’ 및 ‘매우 만족’ 87.2%) ‘비용’이 가장 빈번하고 중심적인 키워드(77회)로 ‘부담’, ‘비싸’, ‘임플란트’와 밀접하게 연결되었고, ‘설명’은 ‘이해’, ‘못’, ‘부족’과 연결되었다. 이는 표면적 만족 이면에 비용 부담이 치료 접근성과 지속성의 핵심적인 제약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동시에 진료 내용을 이해하고 치료계획에 참여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준다. 정착기간별 하위분석에서 10년 이하 집단은 ‘건강보험’·‘적용’·‘언어’·‘서비스’ 등 제도 적응 요구가 두드러진 반면, 11년 이상 집단은 비용 의미망이 더 응집적으로 나타났고 ‘설명’ 주변에 ‘남북’·‘대충’·‘다르’가 결합하였다[23]. 후자는 남북 언어·문화적 간극과 관계적 거리감이 장기 정착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치과의료 지원이 정착기간과 생애주기에 따라 달라져야 함을 보여준다.
교육중재의 가능성도 확인된다. Jeon과 Lee(2018) [28]는 PRECEDE-PROCEED 모형에 기반한 맞춤형 프로그램(실험군 64명, 대조군 65명)에서 구강건강신념·지식·행태, O’Leary index, community periodontal index(CPI)의 유의한 개선을 보고하였으며(만족도 2.89/3점), Jeong(2021) [29]은 프로그램 개발 연구에서 북한식 일상 언어 고려, 동기부여 전략, 전신건강–구강건강 연계, 지역사회 기반 적용의 중요성을 제시하였다. 이는 일반 국민용 교육의 번역·반복이 아니라 언어·문화·정착경험을 반영한 재구성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고찰
앞선 자료를 종합하면 북한 구강보건의료와 북한이탈주민 구강건강 문제는 개별 환자의 치료 필요도를 넘어 구조적·생애 주기적 성격을 갖는다. 향후 정책은 단기적 치료지원에 그치지 않고 다섯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첫째, 초기 정착 단계의 표준화된 구강검진과 자료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하나원 단계의 구강검진을 개인 치료계획 수립에 국한하지 않고, DMFT index, 현존 자연치아 수, 치조골 소실, 보철 필요도, 주관적 구강건강, 구강건강문해력, 미충족 치과의료 경험을 포함하는 표준 평가체계로 구조화하여 장기 추적과 정책 연계가 가능한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둘째, 응급·보철 중심에서 예방·조기치료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북한이탈주민 자료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낮은 FT index와 높은 MT index는 제한된 수복치료 접근성과 누적된 구강질환 부담에 부합하므로, 미처치 우식의 조기 발견, 치주질환 초기 관리, 정기 스케일링, 불소 및 예방처치, 구강위생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특히 아동에서는 검진 후 치료연계가 예방교육과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구강건강문해력을 핵심 정책 지표로 포함해야 한다. 기능적 문해력이 구강건강행태와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으므로, 구강보건교육은 칫솔질 교육을 넘어 치과의료체계 이용법, 치료비 구조, 건강보험·의료급여 제도, 예방서비스의 의미, 진료 후 관리방법을 포함하는 실용적 교육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북한식 언어와 정착경험을 반영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넷째, 비용 부담과 치료 지속성, 의료진의 문화적 의사소통 역량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일회성 진료비 지원을 넘어 우선순위가 높은 문제를 선별해 단계별로 지속 가능한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의료진은 전문용어를 줄이고 진료비와 대체치료 선택지를 명확히 안내하며 환자의 이해를 확인하는 상담을 통해 치료 동의·지속성·순응도를 높여야 한다.
다섯째, 남북 협력과 지속적 연구체계를 생애주기·다직종 관점에서 설계해야 한다. 남북 구강보건의료 협력은 장비지원·단기 진료봉사를 넘어 북한 내 구강건강조사, 학교 기반 예방사업, 치과재료·감염관리 인프라 지원, 치과위생사 및 보조인력을 포함한 인력교육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또한 북한이탈주민 장기 추적연구, 아동·고령층 별도 조사, 구강건강문해력과 의료이용 경로 분석, 교육·치료지원 프로그램의 효과평가가 지속되어야 하며, 이는 향후 남북 보건의료 교류·협력에 대비한 구강보건정책 수립의 기초자료가 된다.
본 종설은 몇 가지 제한점을 갖는다. 첫째, 북한 내부 전국 단위 구강건강조사 자료가 공개되어 있지 않아 북한 주민 전체의 구강건강을 직접 평가하기 어렵고, 활용한 북한 내부 직접자료는 주로 원산·평양 지역 아동에 국한된다[11-13]. 둘째, WHO 국가 프로파일은 직접 구강검진이 아니라 추정모형 기반 자료이므로 세부 지역·연령·계층 차이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7]. 셋째, 북한이탈주민 자료는 북한 주민 전체를 대표하는 직접 역학자료가 아니며, 재북 시기 의료경험뿐 아니라 탈북 과정·제3국 체류·정착 이후 경험이 함께 반영될 수 있다[14-18,21-23]. 넷째, 하나원 입소자 파노라마방사선사진 기반 연구는 상실치 원인을 우식과 치주질환으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고 주관적 구강건강·저작능력·보철물 상태를 포괄적으로 평가하지 못한다[14-17]. 다섯째, 연령·성별·정착기간·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차이를 장기 추적한 연구가 부족하며, 특히 아동·여성·고령층·제3국 출생 자녀 등 취약 집단에 대한 연구가 제한적이다[18-20]. 마지막으로 본 종설은 체계적 검색이 아닌 선별적 수집에 기반하므로 문헌 선정 편향이 존재할 수 있으며, 다른 연구자가 동일한 문헌 집합을 재현한다는 보장이 없다.
전국 단위 역학자료가 제한적인 가운데, 본 종설은 국제기구 자료, 북한 내부 아동 연구, 체계·시장화 문헌, 북한이탈주민 자료를 종합하여 북한 구강보건의료의 구조적 취약성과 구강건강 불평등을 간접적으로 조망하였다. 일관되게 확인되는 핵심 소견은 낮은 수복치와 높은 상실치로 요약되는 ‘방치–상실’ 양상으로, 연령이 높은 군일수록 DMFT에서 상실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으며, 정착 이후에도 비용 부담, 제도 이해 부족 및 제한된 구강건강문해력이 치과의료 이용의 장벽으로 보고되었다. 따라서 북한이탈주민 구강건강 정책은 치료비 지원이나 일회성 진료봉사 중심에서 벗어나, 표준화된 초기 검진, 미처치우식·치주질환의 조기치료, 구강건강문해력 향상을 위한 맞춤형 교육, 고비용 치료의 지속적 연계, 생애주기별 관리체계로 확장되어야 하며, 이러한 자료의 체계적 축적과 통합적 해석은 향후 남북 보건의료 교류·협력 상황에 대비한 구강보건정책 수립의 기초가 될 것이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None
